국민연금 고갈 문제와 2030세대들의 지급불신을 해결하려면?

국민연금의 고갈 문제는 꾸준히 거론되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로 2030세대들이 지급불신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국민연금은 대한민국 국민 중에 일정 부분 수입이 발생하는 분들이라면 의무적으로 내야 하는 공적연금 성향이 있는 상품인데 시간이 지날수록 기금이 계속 줄어들고 있습니다. 출산율 저하로 젊은 인구가 점점 줄어들고 있고, 반대로 연금을 받는 고령층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도 국민연금 고갈에 일조하고 있고요.

이번 글에서는 국민연금에 대한 소비자들의 오해와 2030세대들의 국민연금 지급불신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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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국민 다단계 사기? 국민연금에 등 돌린 2030세대

국민연금은 나라에서 강제로 징수하는 공적 보험 상품입니다. 대한민국에 살면서 조금이라도 소득이 있는 사람이라면 건강보험과 더불어 의무적으로 내야 하는데요. 사람들은 세금으로 생각하고 매달 적지 않은 금액을 떼어가기에 불만이 심하기도 하지만, 특히 2030세대 같은 경우 매달 꼬박꼬박 국민연금을 내는 것에 비해 지급받을거라는 확신이 없기에 다른 연령층에 비해 더 큰 불신을 가지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SBS뉴스 기사를 보면 지난 10월 22일 국회에서 열렸던 “MZ세대가 생각하는 연금개혁 방향 토론회“에 참석한 연금개혁청년행동이 성인 1,300여 명을 대상으로 벌인 국민연금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는데요. 그 결과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 국민연금 부채 1천800조 원은 국고로 해결하고, 차라리 국민연금을 폐지하자는 연금 폐지론은 전체의 31%가량 찬성, 여기서 20대와 30대의 찬성 비율은 각각 46%와 48%.
  • 가입자에게서 덜 받고 더 주는 지금의 국민연금 제도가 다단계 또는 폰지사기 같다고 생각한다는 응답은 20대 63%, 30대 59%로 다른 연령대보다 높았음.

이 결과로 놓고 봤을 때 2030세대 청년층이 느끼는 국민연금에 대한 불안이 크다는 것을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 5년 새, 29살 아래 국민연금 체납자 비중도 5%에서 8%로 늘었습니다. 이 또한 청년층의 불신이 크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국민연금 고갈문제, 새롭게 마련한 연금개혁안으로 해결될까?

1988년 국민연금 제도 시작, 다른 나라의 연금제도와 우리나라의 차이점

내는 돈인 보험료율과 받는 돈인 소득대체율을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 국민연금의 보험료율은 9%이고, 소득대체율은 평균소득자가 40년 가입 시 2024년 현재 42%이고 매년 0.5%p씩 하락하여 2028년 40%가 될 전망입니다. 우리나라의 국민연금 제도는 1988년 도입되어 2024년 기준 36년이 되었습니다. 다른 나라의 연금제도에 비하면 그 역사가 긴 편은 아니지만 급격한 인구변화로 인한 개혁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독일은 1888년 연금 제도를 도입한 후,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해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개혁을 추진하였으며, 일본은 1944년에 우리나라의 국민연금과 유사한 후생연금을, 1961년에는 기초연금을 도입하여 한국보다 약 45년 일찍 공적연금 제도를 시행했습니다. 또한, 고령화에 대응하면서 꾸준히 연금개혁을 실시하는 등 여러 국가에서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개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대로 우리나라는 36년 동안 특별한 변화 없이 유지됐기에 문제가 생기는 건 어쩌면 당연한 게 아닐까 싶습니다.

국민연금 개혁 이후 노후 보장 효과가 떨어지지 않을지에 대한 우려

현행 국민연금 제도는 가입하게 되면 소득수준과 상관없이 낸 보험료 이상을 연금액을 통해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저소득층은 국민연금 제도의 소득재분배 요소 덕분에 상대적으로 연금액이 더 많습니다. 국가의 관리를 통해 국민연금 기금의 안정적인 운용 성과 달성이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며, 보험료 지원제도나 크래딧 등을 통해 정책 지원이 이뤄진다는 점도 민간 보험회사의 연금보험 상품에는 없는 장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국민연금 보험료 납부가 어려운 저임금 근로자나 지역가입자, 농어업인을 대상으로 보험료 지원이 이뤄지고 있으며, 군필자, 출산, 실업 때문에 국민연금 가입이 어렵거나 불가능한 경우 가입기간을 인정해 주는 크래딧 기간을 운영 중에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제도가 지속될수록 국민연금 고갈은 더 빨리 되면서, 정작 노후 보장의 효과가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국민들의 우려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2030세대 청년들뿐 아니라 국민연금을 꾸준히 낸 사람들도 못 받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갖지 않아도 되는 이유

기본적으로 청년들을 포함해 국민연금 기금이 소진되는 것뿐 아니라 연금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는 것 역시 국가에서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현행법에도 국민연금 지급에 필요한 시책을 수립하고 시행하도록 국가의 책무가 규정되어 있지요.

이런 이유로 이번 국민연금 개혁안에서는 청년층의 이런 걱정을 덜기 위해 지급보장 명문화 방안을 담았다고 합니다. 앞서 언급한 현행법에도 조금 더 구체적으로 국가가 연금 지급을 보장하겠다는 약속과 의지를 법에 명문화하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지급보장 명문화를 통해 국민연금 기금 소진에 대한 우려를 막기 위해서는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늘리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속가능성 재고를 위해 이번 개혁안에 보험료율 및 소득대체율 조정뿐만 아니라 국민연금 기금수익률 재고, 자동조정장치 도입 방안 등을 제시했습니다.

국민연금 자동조정장치 도입으로 연금액이 줄어들 수 있다는 비판이 있는데 이 기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지금의 국민연금은 매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따라 기존 연금 수급자의 연금액을 조정하고 있으나 자동조절장치를 도입하게 되면 국민연금 가입자 수와 기대여명 변화를 반영하여 연금 인상액을 조정하게 됩니다. 우리나라처럼 인구구조가 급격하게 변화하는 나라에서는 기대여명의 증가 및 가입자 수 변동에 따라 수시로 급여액이나 보험료율을 변경할 경우 항상 사회적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해외국가들처럼 일정한 조건이 맞는 경우 자동으로 급여액, 보험료, 수급개시연령 등의 변동이 이뤄지도록 제도화하면 사회적 비용을 줄이면서 연금의 지속가능성을 재고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서 정부가 제안한 자동조정장치 도입 방안은 물가상승률에서 최근 3년 평균 가입자 수 증감률과 기대여명 증감률을 고려하여, 연금 인상액을 조정하는 것이며, 적어도 본인이 낸 보험료보다 연금을 더 많이 받아갈 수 있도록 인상률의 하한선을 설정하는 방식입니다.

수급자가 받는 연금액은 자동조정장치 발동 시기, 요건, 인상률 하한선 설정 여부 등에 따라 다양한 차이가 있습니다. 국회에서 충분하게 논의를 거친 뒤 구체적인 도입 방안을 마련할 수 있어 보입니다.

세대별 국민연금 보험료의 인상속도를 차등하는 방안과 세대 갈라치기라는 비판

정부에서는 국민연금의 보험료 인상 속도 차이를 두는 방안은 세대 갈라치기가 아니라, 세대 간 형평성을 재고하기 위한 취지에서 제안한 것입니다.

청년세대는 상대적으로 높은 보험료를 장기간 부담해야 하지만, 연금급여의 소득대체율이 낮습니다. 예를 들어 보험료율이 13%이고 소득대체율일 42%로 조정하면서 인상 속도를 모든 연령층에 동일하게 적용하는 경우 2024년 기준으로 가입하는 18세 청년은 59세 장년층 가입자보다 보험료는 약 1.6배 정도 높지만, 연금으로 살아가는 데 필요한 소득대체율은 4분의 3도 못 미치게 됩니다.

또한 국민연금 보험료 인상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른 중, 장년층의 경우에는 보험료 인상이 부담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있는 것이 사실이기에, 이를 고려해서 저소득 지역가입자에게는 보험료 지원을 확대해서 부담을 덜어 줄 예정이라고 합니다.

국민연금 개혁이 지금이 골든타임인 이유?

최근 우리나라 사람들의 평균수명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또한, 출산율은 시간이 지나면서 자꾸 축소되고 있지요. 이렇게 인구구조가 급격하게 변동하는 경우 국민연금의 수지 불균형이 심화할 수밖에 없으며, 연금개혁이 시급합니다. 연금개혁이 지체될 때마다 매일 885억 원, 매달 2조 7.000억 원. 매년 31조 8.000억 원의 국민 부담이 생깁니다. 그러므로 국민연금 개혁은 더는 늦출 수 없는 시급한 일입니다.

정부는 국민연금 개혁의 시급함을 인지하고 지난 9월 4일 국민연금 개혁안을 발표했으며, 국회에서 논의가 이뤄지면 적극 지원할 예정입니다. 또한, 정부는 국민연금 개혁 완수를 위해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합니다.

국민연금에 대한 오해 그리고 개혁뿐이 아닌 관리를 잘해야…

흔히 국민연금에 대해 오해를 하는 것 중 하나는 “내가 낸 돈이 나중에 내 노후자금이 된다.”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건 틀린 개념입니다. 지금 내가 내는 보험료는 현재 노후를 맞이한 분들의 연금재원으로 사용되는 거고, 내가 늙어서 연금을 받아야 하는 경우 그 시점에 젊은 사람들이 낸 재원으로 연금을 받는다고 보면 됩니다.

다만, 앞서 언급한 대로 우리나라에 특별한 이변사항이 없는 이상 국민연금을 내는 청년과 중장년층의 수는 줄어드는 반면 노인의 인구는 늘어날 것이기에 시간이 지날수록 보험료는 올라갈 수밖에 없고, 이 때문에 젊은 사람들의 불신은 더욱 늘어날 것입니다.

그렇다고 이런 일이 생길 때마다 국민연금을 개혁만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국민연금 개혁과 동시에 기존에 쌓인 기금을 어떻게 관리하고 투자해서 이익을 거둘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도 중요할 것입니다. 민간 보험회사의 연금보험도 고객이 낸 보험료를 잘 투자해서 연금개시 시점에 돌려줄 수 있도록 관리하는데 국민연금은 기존 가입자들이 낸 기금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도 처벌을 받지 않는 등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고, 이 기금을 관리하는 사람들 역시 투자전문가가 아니라는 것 역시 문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국민연금에 대해 긍정적으로 이야기하는 사람들보다 부정적으로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하지만 국민연금은 노후에 꼭 필요한 재원이며, 물가상승률을 따라갈 수 있는 유일한 연금입니다. 그래서 꼭 준비해야 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좋다고 하더라도 사람들에게 믿음을 주고 신뢰를 주는 게 먼저가 아닐까 싶습니다. 앞으로 국민연금의 변화를 기대해 봅니다.